[시]
<월간 한국시 2014년 5월호(통권 302호) 81쪽. 특집 2 : 창간 25주년 기념 원로시인 초대시 게재>
놀이에 들다 2 / 김주완
강풍 경보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당구장으로 간다, 빨강 노랑 하양 세 개의 당구알, 형광 불빛 아래 반짝이는 점점이 몽고반점도 선명한 심장, 나는 요염한 그대를 겨냥해 또르르 굴러간다, 쿠션에 은근슬쩍 몸을 부딪쳐 그대의 시선을 피하며, 붉은 심장을 향해 에둘러 접근한다, 꽃잎처럼 부드럽게 다가가 적중해야 하는데 번번이 빗나간다, 출발의 타점이 단호하지 못해서이다, 부드럽고 정확한 샷이어야 하는데, 힘을 빼는데 십 년이 걸린다는데, 아직 멀었다, 반짝이는 그대는 온전히 거기 있고 그대를 접수하지 못한 나는 여전히 애를 태운다, 정복하지 못한 그대가 있어 경직된 채 서성이는 실연失戀의 놀이에 든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 그늘의 정체 표지 - PDF파일 (0) | 2015.01.09 |
---|---|
[시] 안개 / 김주완 [2014.02.25.] (0) | 2014.02.28 |
[시] 강이 눈부시다 / 김주완 [2014.01.09.] (0) | 2014.01.09 |
[시] 겨울 깊은 밤 2 / 김주완 [2013.12.31.] (0) | 2014.01.09 |
[시] 잇몸 / 김주완 [2013.12.24.] (0) | 2013.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