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허유 선생-2편.pdf 허유(虛有) 선생*의 토르소/김춘수 안다르샤 잡풀들이 키대로 자라고 그들 곁에 머루다람쥐가 와서 엎드리고 드러눕고 한다. 그 머루다람쥐의 눈이 거짓말 같다고 믿기지 않는다고 장군 후랑코가 불을 놨지만, 너 천사는 그슬리지 않는다. 안다르샤, 머나먼 서쪽 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그러나 죽도화는 피지 않는다. 피지 않는다. * 아나키스트 하기락(河岐洛) 선생의 아호 ▲추·천·노·트 시인이 직접 주를 달아 허유 선생은 '아나키스트 하기락(河岐洛) 선생의 아호'라 하였다. 안다르샤는 ‘스페인령(領), 1930년대 아나키즘의 본거지’라고 또한 주가 달려 있다. 이 시는 아나키즘에 관한 시이지만 시의 본문에는 정치적 내용이 흔적도 없다. 시인의 눈으로 보기에 아나키즘은 “잡풀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