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눈 오는 밤 4 / 김주완 [2007.11.30.]

김주완 2007. 11. 30. 11:05


[시]


        눈 오는 밤 4 / 김주완

 

 

눈은 가로등 아래로만 엇비슷이 내리고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지우면서 내리는데

저만치 눈길을 걸어가는 남녀

하나의 능선이 되어 눈 덮인 어깨가 출렁이는데

눈 오는 밤의 거리를 내다보는

나는 지금 왜 슬퍼지는 것인가

다가오는 앞모습이 아니라

아련하게 멀어지는 뒤태이기 때문에

하나씩의 그림자 외롭게 달고 가는

애틋하게 눈물겨운 그림 같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눈 오는 밤의 거리를 내다보는

나는 지금 왜 슬퍼지는 것인가

 

                                  <2007.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