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청전(靑田) 서상은(徐相殷) 선생은 1935년 10월 29일, 호미곶 구만리에서 아버지 서필수 님과 어머니 전선희 님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호미곶의 정기를 받아 어릴 때부터 호랑이의 용모와 기상을 지녔던 선생은 이곳 대보초등학교 제4회 졸업생이다. 상급 과정의 학업을 마친 후 첫 직장으로 자리 잡은 중학교 교사직을 포기하고 고등고시에 뜻을 두었다. 그러나 형이 일찍 타계하여 가계를 이끌어야 할 처지가 됨으로써 고시의 뜻을 접고 포항시청 공무원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관선 선산군수, 영일군수, 달성군수, 경상북도 식산국장, 내무국장, 구미시장, 경상북도의회 사무처장에 이르기까지 곧은 목민관의 길을 걸었다.
1963년 『신세계』 수필 부문 신인 추천이 완료되고 2006년 『현대문예』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어 시인과 수필가로서 길을 걸으며 뛰어난 문업을 남겼다. 목민의 노정에서 곳곳에 뿌린 문화의 씨앗과 문학적 업적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일제의 잔재로 장기갑은 오랫동안 토끼 꼬리로 불려 왔다. 1983년 1월 1일 새벽 5시 KBS 라디오 중앙방송의 새해 첫 방송에 영일군수의 신년 인사가 있었다. 선생은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를 반박하여 토끼 꼬리가 아닌 범 꼬리라고 천명하는 데 주어진 5분을 다 써 버렸다. 이후 호미곶 개칭 운동이 전개되었고 장기갑은 마침내 호미곶이라는 행정 지명을 얻게 되었다. 또한 선생은 1990년 호랑이 꼬리에 털을 심는 호미수 운동을 전개하여 매년 봄 해변에 해송을 심고 호미바다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봉화산을 넘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에 꿈을 키우던 어린 소년이 공직을 훌륭하게 마치고 노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집필과 문학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선생은 호미곶 사랑을 끝없이 노래한다. 대표시 「호미곶 별사」는 소지를 하듯 오롯한 한 생의 열정을 마지막 한 점까지 불살라 고향 구만리 하늘에 올리는 시이자 동해 너머 태평양으로 날려 보내는 호랑이의 멀고 긴 포효이며 숨결이다. 선생은 이제 호방한 기운의 푸른 정신이 되어 이곳을 수호하는 진인이다. 호미곶 인재의 산실인 모교의 지킴이가 된 선생이 영원히 푸른 보리밭으로 완성되는 위대한 지점이 바로 여기 구만리이다.
시인ㆍ철학박사 김주완 삼가 짓고, 남령 최병익 삼가 쓰다
[謝 詞]
구만 바람에 봄 냄새가 가득 묻어 있습니다.
오늘처럼 좋은 날, 뜻 깊은 이 자리에 서고 보니 감개무량합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 밖에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에게 이처럼 훌륭한 문학비를 세워 주시니 면구하고 민망할 따름입니다.
건립위원장이신 서성조 대보초등학교 총동창회장님
공동위원장이신 이경재 대보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문학비 건립을 후원해 주셨거나
오늘 제막을 축하해 주시겠다고 원근각지에서 오신
문효치 한국문협 이사장님
손해일 국제펜한국본부부 이사장님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님
박찬선 한국문협 부이사장님
진용숙 경북문협 회장님
이석수 영일해맞이 회장님
이상윤 형산수필 회장님
○○○ ○○○○ 회장님
감사합니다.
귀한 걸음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지형을 호랑이라고 한다면 이곳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이며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 구만리에서 태어나 구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성장하였습니다. 바로 여기 대보초등학교에서 꿈을 키우며 공부하였으며, 졸업을 하여 이곳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제 70년 만에 다시 이 교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여기 세워진 저의 문학비는 세대를 넘어 이 자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곧 모교의 지킴이가 된 저의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저는 공직에 몸담고 있다가 퇴직한 후 고향 구만리로 돌아와 각종 문화사업과 집필 및 문학활동을 해 왔습니다. 본래가 천학비재(淺學菲才)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애향의 열정 하나만은 뜨겁게 불태워 왔습니다. 이제 연로하여 호미수회 운영을 비롯하여 제가 전개하던 사업들 모두를 금년 2018년부터 젊은 분들에게 넘겼습니다. 새로 일을 맡아서 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잘 할 것이며 사업을 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 교정에 빗돌 한 기(基)로 자리 잡습니다. 한민족의 영원한 성지인 호랑이 꼬리 이곳 구만리와 모교 대보초등학교를 지키는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번성하는 모교와 구만리는 물론 호랑이의 위세를 세계만방에 떨치는 조국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여기 바닷바람을 맞는 꿋꿋한 지킴이로 홀로 남겠습니다. 홀로 서 있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04. 28.
서 상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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