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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들 속에 내재하는 슬픔과, 그것을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이 차분하고 절제된 어조로 교직된 시집이다. 이러한 구도의 본바탕은 대상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서 출발한 것일진대, 이 연민과 사랑은 내게 형이상학적으로도 형이하학적으로도 읽히지 않는다. 차라리 생래적인 이끌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편이 옳겠다. 김주완에게서 시란 이와 같이 생래적인 연민과 이끌림을 더듬어가는 숙명적인 작업이다. 그의 시는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
ㅡ김유중(문학평론가ㆍ서울대 교수)
대저, 살아 있는 것들은 살아보려고 애쓴다. 또한, 살아 있는 한은 사랑할 대상을 찾는다. 대상이 사람이든, 취미든, 꽃이나 가을 석양 같은 자연이든. 김주완 시인은 자연 대상물 가운데서 자신의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들을 면밀히 살피며 골똘히 생각해본 뒤에 그것의 특징을 일필휘지로 그려낸다. 짧은 시가 오히려 대상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잡아낸다. 말이 많아지면서 뜻을 잃고 있는 현대시의 악습에 물들지 않고 서정시의 본령을 지켜낸 시인의 이번 시집은 촌철살인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
ㅡ이승하(시인ㆍ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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