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관련된 인터넷의 댓글들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이 보인다. 상대방에 대한 독설과 빈정거림이 주를 이룬다.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자기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방에 대하여 묵은 원한이나 감정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내 편이 아니기에 싫고 내 편을 흠집 내는 말이기에 화가 나는 것이다. 하나의 독설이 더욱 심한 독설을 불러오는 악감정의 상승작용이 계속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선거기간에 패인 골이 오래 가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당선된 사람과 그의 측근들만 좋을 뿐이지 그를 지지하고 성원한 보통의 사람들이 좋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열렬하게 지지한 보통의 사람들일수록 어쩌면 더 심한 허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신감을 맛볼 수도 있다. 오죽하면 “그를 찍은 내 손가락을 잘라내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중에는 사람들이 어느 편엔가 서서 상대편을 알게 모르게 미워한다. 선거 바이러스에 중독된다. 선거가 사람을 증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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