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21) 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시] 집에 간다 김인숙 붉은 캥거루가 집에 간다 사막의 끝에서 날이 저물면 집도 집에 간다 집이 있어 집에 가고 집에 든 채 집에 가고 집이 없어도 집에 간다 집에는 엄마가 있고 엄마 속에 집이 있고 없는 집에도 엄마는 있다 나무는 선 자리에서 잠이 드는 노숙이여서 바람을 덮으며 등을 붙이면 눕는 자리마다 집이다 붉은 캥거루 새끼는 앞발로 안고 뒷발로 뛰는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엄마가 있는 집에 간다 엄마도 나도 집은 비를 맞아도 집이다 비가 새도 집이다 엄마가 없어도 엄마는 있다 갈 데가 없어도 갈 데가 있다 사막에 널린 게 집이지만 성장이 멈추지 않는 붉은 캥거루는 사막 끝에 있는 자기 집으로만 간다 추위에 얼어붙은 붉은 몸이 들 수 있는 집 든든한 꼬리가 받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