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자작나무 3 / 김주완 [2008.04.04.]

김주완 2008. 4. 4. 16:49


[시]


       자작나무 3 / 김주완


그대

하얀 속살에 쪽지 하나 써서

날렸네, 연분홍 종이비행기처럼

세상이 잠든 깊은 밤 훌쩍 띄워 보냈네

서툴게 자판을 두드리며 채팅을 한 것이네

깜깜한 어둠 속으로 스며든 마음자락이

통째로 부딪쳐 화르륵 불길 일었으면

참 좋겠네, 늙은 나무의 소망이네

오래 표류하지 않기를 바라는

묵언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이름 없는 섬 하나이네

나는

 

                                       <2008.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