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영상시

[스크랩] 기도2

김주완 2011. 2. 22. 12:46

  
 기도2
                      초와 김주완 
빈 하늘에 연鳶을 띄우듯 가장 낮은 데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정갈한 
마음 하나 지성至誠으로 올리는 일이다 
눈가림의 옷 하나하나 다 벗고 숨김없이 벗은 몸 
지극한 마음으로 두 손 모으는 일이다 
말씀으로 피어나는 맑고 고운 꽃 같은 마음, 
불현듯이 어둠을 밀어내는 등불 같은 소망, 
간절히 떠오르는 말씀의 강물이 기도이다 
오, 저 신령하고 뜨거운 말씀의 불꽃 
말씀은 있음이고 일어서는 빛이며 
가장 소중하고 절절한 것이 
생겨나고 이루어지는 텃밭이다 
살아가면서 늘어나는 걱정만큼 
기도의 말씀이 자꾸 길어지다가 
마침내 마지막 기도가 다가온다 
굽이굽이 늘어지던 기도가 
일순, 하얗게 비워지는 날 
마음만 남겨두고 
마른 몸은 이승을 떠나야 한다 
깜깜한 겨울 앞에 서서 떠는 
가을 깊은 밤, 사람들은 
그러기에 밤을 새워 기도한다 
밑바닥까지 비워낸다 
       
출처 : 칠곡사랑모임
글쓴이 : 박상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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