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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람의 길 2 / 김주완

김주완 2011. 8. 18. 10:13
    바람의 길 2 초와 / 김주완 가슴 깊은 곳에서 회오리바람 부는 날은 음식이 당겼어요 입맛은 메기입처럼 쩍쩍 벌어지면서 돋우어지고 쉼 없이 음식이 들어갔어요 동굴 같은 입에서 아몬드 크래커, 와플, 파이, 에이스, 하비스트가 버석버석 부서지고 묵은 도라지 달인 노란 물이 층층이 부엽토처럼 깔렸어요 우렁각시가 갖다놓은 찐빵과 군고구마도 있는 대로 입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밑 빠진 독이었어요 회오리바람 부는 날은 내 속에 나선형 바람의 길이 열리고 허공이 들어왔나 봐요 그 바람 빠져나가 길이 막힐 때까지 채워도 채워도 속이 허했어요 고마운 우렁각시, 먹을 것이 그리웠어요
출처 : 칠곡사랑모임
글쓴이 : 라온제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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