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도4 기도 4 초와 김주완 하늘이 땅 되고 땅이 하늘 된다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 되고* 푸른 바다가 뽕나무밭 된다 돌이 물 되고 물이 돌 된다 사람이 사람 되고 사람 아닌 것도 사람 된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기도3 기도3 초와 김주완 마음이 꽃으로 피는 것 말이 열매로 여무는 것을 본 적 있는가 기도이다 낮게 낮게 발 디딘 가장 맑은 영혼이 한 점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일 기도이다 가릴 것이 없는 맑은 자가, 낮은 곳에 거居하는 겸손한 자가 스스로를 다스려 처음의 자기로 돌아가는 일 기도이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기도2 기도2 초와 김주완 빈 하늘에 연鳶을 띄우듯 가장 낮은 데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정갈한 마음 하나 지성至誠으로 올리는 일이다 눈가림의 옷 하나하나 다 벗고 숨김없이 벗은 몸 지극한 마음으로 두 손 모으는 일이다 말씀으로 피어나는 맑고 고운 꽃 같은 마음, 불현듯이 어둠을 밀어내는 등불 같..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기도 1 기도1 초와 김주완 기도는 삶이다 불꽃으로 사루는 사룸 외줄기 뜨거운 생명이다 사람이 삶을 살고 사람이 기도를 한다 살아있는 사람만이 기도를 한다 사룸이 사람이고 사람이 삶이다 눈뜬 사람 살아가는 삶이 곧 기도이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시] 기도 12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12 / 김주완 밤의 기도 ― 많이 더 많이 내 어둠에 묻혀 안식하시라 숨어서 하는 사랑 방해받지 말고 은밀히 움직이는 사람들 드러나지 마시라 잠 못 드는 사람들 긴 긴 번민의 끈 붙들고 멀리 멀리 헤매시라 별의 기도 ― 밤이 좀 더 오래도록 하소서 내가 조금 더 밝게 조금 더 빛나게 하소서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09
[시] 기도 11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11 / 김주완 어린 내가 열병 앓아 펄펄 끓는 불덩이 되면 할머니는 뒤란 푸른 샘물 사발에 떠서 부뚜막에 얹어 놓고 촛불 하나 밝히고는 조왕 전에 빌었다 사악 사악 할머니 손바닥 비비는 소리 번져나는 길이만큼 내 명命은 그렇게 늘어났다 조금 자란 내가 토사곽란吐瀉癨亂 만나 뒹굴면 할..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09
[시] 기도 10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10 / 김주완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선산 묘역에 철조망을 치고 왔다 조부모님 산소 부모님 산소 형님 산소 주변 멧돼지가 간혹 파헤치는 곳에 낮은 울타리를 사방으로 쳤다 조상들은 울타리를 훨훨 넘어 다니실 것이고 멧돼지는 울타리 밖으로만 칙칙칙 코 쳐 박고 맴돌 것이다 놈에게는 이제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09
[시] 기도 9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9 / 김주완 뒤돌아보지 않으며 빈 골목을 빠져 나가는 바람처럼 바람에 실려 굴러가는 낙엽처럼 가을 저녁에 홀연히 떠난 사람이 휴지처럼 버리고 간 날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기도 안에서 버려져 부서진 날들이라도 남아주기를 바라는 기도, 떠난 자를 위하여 남은 자가 할 수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7.11.09
[시] 기도 8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8 / 김주완 천 길 낭떠러지를 아래에 두고 외줄기 밧줄에 몸을 매단 채 위로 위로 기어오르는 암벽타기이다 희고 연한 생살 지키려 갑옷보다 강한 돌껍질 뒤집어쓴 물레고둥이 한 몸 들어앉을 열길 백길 물속으로 내려서는 일이다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스프린트의 용수철 같은 무릎 벌어..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09
[시] 기도 7 / 김주완 [2007.11.09.] [시] 기도 7 / 김주완 날이 저문다 땅거미가 바람벽을 끌고 가고 있다 스산한 골목 끝으로 낙엽들이 날리고 있다 지나간 것들이 쓸쓸함으로 돌아와 시드는 저녁 아직은 남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데 기도가 되지 않는다 날이 더 저문다 <2007.11.09.>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