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 2011. 3. 1. 17:37


[제1시집『구름꽃』(1986)]



   춤 / 김주완


속을 사리며

허상虛像의 옷자락 날려

누가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슬픔을 받아 들여

환희에 끌려

누가 민감한 관객이 되어

울기도 웃기도 합니다.


무희舞姬의 춤 속에 도사린 실상實像

기쁨도 슬픔도 아닌 목적을

이만큼 거리에서

내가 보듯

 

옷자락 속엔

살이 있고

살 속엔 뼈가 있음을

누구든 알도록 하소서


한 바퀴 돌고 나면 제자리

이기利己의 사슬에 목 졸리는 양심,

사람의 지혜로는 속일 수 없음을

모두가 깨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