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겨울나무 5 / 김주완 [2007.11.23.]

김주완 2007. 11. 23. 10:26


[시]


        겨울나무 5 / 김주완


청량고추보다 매운 강추위가 와도

송곳 같은 눈보라 몰아쳐 와도

나 맨몸으로 맞을 것이네

눈이든 비든

오는 대로 모두 다 맞을 것이네


전신이 얼고

손끝 발끝으로 동상을 입어도

더러 마른 가지 부러져 나가도

나 꿈쩍 않고

이 삼동三冬을 견뎌낼 것이네


내 안에 죽지 않는 생명 하나 있으니

땅 속 깊이 숨어 든 사랑 하나 있으니

나는 그것들을 꿈이라 부르겠네


이루어지지 않아도 남아 있는 것

이루어질 때까지

미동微動도 않고 한 모습으로 변함없는 것

꿈이네,

먼 곳을 바라보는 소망이네

 

                                      <200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