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3
초와 / 김주완
지하철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듯
봄을 기다렸다
쿠릉쿠릉 저쪽 구멍에서 열차가 들어왔다
아무도 내리지 않는다, 만원이었다
나는 타지 못했고 열차는 출발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다음 열차가 어김없이 들어왔다
또 만원이었고 열차는 그냥 통과했다
다리가 무너지도록 하루 종일 기다렸다
막차가 지나가고
지친 인내가 흐물흐물 주저앉을 때 포기가 몰려왔고
나는 곧 체념하였다
봄은
내 것이 아니었고 끝내 나는 승차할 수 없었다